물론 나에게 있어서 독일유학시절은, 결코 밝고 화사하기만 한 시절은 아니었다. 이방인으로서의 처지에 오래 놓인 채로 살아서 그런 건지, 뭔가 소통의 불능으로 인한 좌절과 분노의 아픔을 많이 경험하면서 살 수밖에 없었다. 하지만 그런 시기를 살았음에도 불구하고, 적어도 봄이 오기만 하면, 나는 막연하게 어떤 분위기에 취해 있을 수 있었던 것 같다. 마치 한 줄기 햇살이 안개를 뚫고 비쳐나와 내 곁에 온 것과 같은, 그런 긍정적인 느낌에 취할 수 있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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